협의회 소식

[기고] 지역 사회적 대화로 미래전략 설계하자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경기도노사민정협의회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5-12-17 13:06

본문

김 춘 호 - 경기도 노사민정협의회 부위원장(경기경영자총협회 회장)

노동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노동시장은 기술혁신과 산업구조 전환, 인구구조 급변이라는 복합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노동자 역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일자리의 지속성, 안전, 공정한 근로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사명을 수행해야 하며, 지역사회는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의 이해를 조율하며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바로 ‘사회적 대화’다.

사회적 대화는 단순히 회의나 협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서로 다른 이해와 논리를 가진 주체들이 공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장을 여는 과정이다. 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책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중앙 단위의 사회적 대화도 중요하지만, 지역 단위의 사회적 대화는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이다. 특히 경기도처럼 산업구조가 다층적이며, 대·중소기업과 플랫폼 노동자, 고령 세대와 청년층이 함께 살아가는 광역 지역에서는 사회적 대화가 갈등의 완충지이자 미래전략의 설계 공간이 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결국 지역에서 해결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노사민정의 상호이해와 협력은 필수적이다.

경기도 노사민정협의회는 지역의 노동자와 사용자, 지방정부, 전문가가 함께 의제를 발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대화 플랫폼이다. 최근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계속고용 지원, 베이비부머 재취업 및 전직 지원,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일·생활 균형 확대, 산업안전체계 구축 지원, 탄소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산업전환 대응 등 모두 사회적 대화의 과정에서 제기된 현장의 문제의식이 토대가 됐다.

특히 고령층 고용문제는 단일 기관이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이슈다. 기업은 숙련인력의 유지와 생산성 관리라는 부담이 있고, 노동자는 생계 지속을 위한 안정적 일자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정책적 사각지대를 줄이고 사회보험·지원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이 복잡한 문제를 이어주는 장치가 바로 사회적 대화이며, 경기도는 이를 통해 ‘상생형 고용전환 모델’ 구축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 보호, 지역 내 산업전환 대응, 중대재해 예방 문화 확산 등 새로운 의제 역시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논의되고 있다. 어떤 정책도 ‘누구 하나의 이해만을 반영해서는 지속될 수 없다’는 원칙 위에서 경기도 노사민정협의회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사회적 대화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며 때로는 이해충돌도 발생한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도출된 합의는 법·제도보다 더 강한 실행력을 가진다. 실제로 경기도는 노사민정협의회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 노동정책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왔고, 이러한 경험은 ‘경기도형 사회적 대화 모델’이라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지방정부가 단독으로 정책을 설계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지역의 다양성과 복잡성이 확대된 지금 노동현장과 기업, 전문가, 시민사회와의 협력 없이는 지속 가능한 정책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사회적 대화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정책 형성의 필수 조건이며, 갈등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전환하는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AI 기반 산업전환, 국제 공급망 재편, 청년층 인구 감소, 고령화 심화 등은 모두 노동시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이며, 변화의 영향이 가장 빠르고 크게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사회적 대화는 더욱 중요해진다. 갈등을 줄이고, 상생하는 해법을 만들며, 지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대화 없이는 실행할 수 없다. 소규모 사업장, 비정형 노동자, 플랫폼 종사자, 구직 취약계층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포용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참여와 현장의 목소리 반영이 필수적이다. 이 역시 사회적 대화의 역할이다.

경기도 노사민정협의회는 지역의 모든 주체가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해 지속 가능한 경기도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는 협의체다. 사회적 대화는 대립을 완화하고 협력의 문화를 정착시키며,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거버넌스다. 노사민정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현장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는 과정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앞으로도 지역 노동정책의 나침반이자 상생 발전의 플랫폼으로서 사회적 대화를 더욱 활성화하며,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경기도가 가장 먼저, 가장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